시간에 갇힌 인간의 공포를 조명하다

[프리뷰] '올드' / 8월 18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1/08/18

시간에 갇힌 인간의 공포를 조명하다

[프리뷰] '올드' / 8월 18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1/08/18 [10:00]

▲ '올드' 스틸컷  © 유니버설 픽쳐스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귀신 보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반전영화의 전설 <식스 센스>, 히어물이 범람하는 현대에 현실적인 히어로물로 재조명 받고 있는 <언브레이커블>, 24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의 폭주를 담은 <23 아이덴티티>까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이를 부풀리는 상상력으로 작품이 나올 때마다 기대감을 모으는 인물이다. 그의 신작 <올드>죽음은 시간의 문제다라는 섬뜩한 문구를 바탕으로 시간에 관한 무서운 이야기를 완성한다.

 

가이와 프리스카 부부는 자녀인 매독스, 트렌트와 함께 가족여행을 떠난다. 호화로운 리조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그들은 지배인에게 특별한 장소가 있다는 설명을 듣게 된다. 예상대로 찰스네 가족과 함께 해변을 향하게 된 그들. 해변에는 역시나 휴가로 이곳을 방문한 래퍼 미드사이즈 세단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다. 사건은 트렌트가 시체를 발견하면서 발생한다. 그 시체는 발견 후 세 시간 만에 백골로 변해버린다.

 

해변은 스마트폰이 터지지 않고, 파도는 헤엄치기 힘들 만큼 거세다. 왔던 길을 돌아가려고 시도해 보지만 기절한 채 원래 장소로 튕겨오게 된다. 아름다운 해변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곳이 최악이 되는 건 바로 시간이다. 매독스와 트렌트, 찰스의 딸인 카라는 어린 아이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나이를 먹게 된다. 뒤늦게 그들은 이곳에서는 30분이 1년의 시간에 해당한다는 걸 알게 된다.

 

이 아이디어는 감독이 생일 날 딸들에게서 받은 그래픽 노블 샌드 캐슬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외딴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급속도로 늙어가는 걸 알게 된다는 기본 설정을 가져온 것이다. 원작이 미스터리에 중점을 두었다면 샤말란은 장르적인 조미료를 더하면서 시간의 의미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들을 활용한다. 갑작스런 죽음, 아이들의 성장, 1시간도 안 되어서 벌어지는 임신과 출산, 점점 주름져 가는 얼굴과 떨어지는 신체 기능 등이 그러하다.

 

이런 장치들은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공포를 보여주며 인간이 지닌 딜레마인 죽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만든다. 시간이 유한하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노년에 이르기 전까지는 체감하기 어렵다. 작품은 하루의 시간이 지나면 어린 아이도 노인이 되어 버린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시간의 흐름을 체감하게 만든다. 시간에 갇혀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한정된 공간을 통해 표현한 것이다.

 

▲ '올드' 스틸컷  © 유니버설 픽쳐스

 

호불호가 갈릴 지점은 장르적인 매력에 있다. 한정된 공간에 사람들이 갇힌다는 설정은 스릴러 장르에서 자주 사용되는 익숙하지만 매력적인 설정이다. 고전 <파리대왕>처럼 그 안에서 사람들 사이의 욕망이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다툼을 그려낼 수 있고, <이스케이프 룸>처럼 외부로 탈출하기 위한 사투를 그려낼 수 있다. 작품은 시간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이 의미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한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정된 공간에서 빠르게 시간이 흐른다는 설정 밖에 보여주지 않는다. 화려한 검무도 같은 동작만 반복되면 지루한 거처럼 후반부로 갈수록 극의 흥미가 떨어진다. 후반부 긴장감을 유발해내기 위한 메인 빌런 설정이 빈약한 건 물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 역시 작위적인 측면이 강해 아쉬움을 남긴다. 메시지는 강력하나 스토리텔링의 방식이 흥미를 끄는 시간이 짧다.

 

이런 아쉬움은 촬영기법에서도 보인다. 공포 스릴러 장르의 경우 편집점이 짧다. 빠른 장면 전환을 통해 속도감을 부여한다. 이 작품은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기 위해 롱테이크를 주로 사용한다. 포인트가 되는 장면에서의 롱테이크는 포인트가 되나, 남발은 극의 흐름을 느리게 만든다.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에서의 시간은 빠르게 흐르는데 막상 영화의 시간은 속도감이 떨어지니 균형이 맞지 않는다.

 

샤말란 감독은 아이디어에 있어서는 뛰어난 감독이다. 문제는 그의 진중한 면모다.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강하게 보여주고 싶어 하다 보니 <빌리지>, <레이디 인 더 워터>처럼 아이디어를 살려내지 못하는 장르적인 매력이 약한 작품들을 선보일 때가 있다. 흥미로운 설정과 이를 바탕으로 충격을 주는 장면들을 설정했고 결말부에 사회적인 메시지까지 넣었다. 여기서 욕심을 멈추고 조금은 장르적인 조미료로 알맹이를 채웠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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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드' 포스터  © 유니버설 픽쳐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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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8.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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