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WFF|'세실리와 리디아'- 서로 다른 삶의 충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 '세실리와 리디아' / Cecily and Lydia at the Waypoint

이하늘 | 기사승인 2021/09/06

SIWFF|'세실리와 리디아'- 서로 다른 삶의 충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 '세실리와 리디아' / Cecily and Lydia at the Waypoint

이하늘 | 입력 : 2021/09/06 [08:00]

[씨네리와인드|이하늘 리뷰어] 수학 시간이 되면 꼭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기호가 있다. ‘+ ’, 무언가를 더할 수 있는 합이 되는 기호다. 그들은 다른 수가 불어나도록 할 수 있고, 그 수의 합들을 합쳐주는 친구다. 그러나 전혀 다른 친구가 있다. 그의 이름은 ‘-’. 무언가를 계속 빼내고 분리시켜준다. 언제나 서로는 두 사람 사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내가 기껏 더해놓은 값을 빼버리다니.’ ‘내가 떼어놓은 애들을 왜 다시 붙여.’ 서로는 너무 다른 세계를 살고 있고, 이해하기에는 너무 다른 방향성을 지향한다. 그래서일까. 둘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기호다. 하지만 수학에서는 두 사람의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와 ‘-’를 같이 사용한다.

 

▲ '세실리와 리디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스틸컷

 

여기, 서로 다른 삶을 지향해온 두 사람이 있다. ‘그냥 계속 걷는 자’ 세실리와 ‘집을 지켜야 하는 자’ 리디아는 서로의 삶이 완전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이 세계는 무한한 세계로 필요한 모든 것이 공급되는 세계다. 그 세계 속의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한다. 길을 무한정 걷던 세실리를 초대하는 리디아는 어딘지 모르게 불안해 보인다. 세실리 역시 집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그 순간 리디아의 집 안에서 띠리링 하는 전화벨 소리가 울리고, 두 사람 사이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사실 리디아는 본부의 지침에 따라서 인생을 살고 있고, 규율을 지키는 것을 목적으로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받는다. 그런데 지침서에는 누군가를 초대하는 양식은 적혀있지 않기에 리디아는 규율을 어긴 것이 된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누군가의 개입이 직접적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오로지 두 사람의 관계에만 집중할 뿐이다. 

 

▲ '세실리와 리디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스틸컷

 

영화는 매일 똑같이 반복되고 반복되는 삶의 굴레 안에서 서로 다른 삶의 결합을 통해 인간이 관계를 맺을 때 시작되는 초기의 단계를 면밀히 관찰한다. 매일을 새로운 장소에서 깨어나고 걸어 다니는 세실리의 삶을 ‘문명에서 벗어난 자유’로 표기한다면, 집을 지켜야 하고 규칙과 규율이 있는 리디아의 삶은 ‘문명’의 삶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과연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다. 세실리는 집에만 있는 삶에서 무료함을 느끼고, 리디아는 계속 걷는 삶에 불편함을 느낀다. 이러한 반복성 안에서 두 사람이 아무런 규율이 없이 화합을 하는 장면이 나타난다. 리디아의 집에 있는 LP판 속의 노래를 틀면서 두 사람은 정해진 규칙성이나 안무 없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이다. 이 장면 속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삶을 지향해온 것이 구분되거나 분리되지 않는다.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을 할 뿐이다. 

 

“정말 걸어야 해서요.” 세실리는 결국 리디아의 집을 떠난다. 서로에게 안녕을 고한 두 사람의 모습은 마치 공존할 수 없는 이념의 충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자유성과 안정성,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이념은 우리의 삶에서도 늘 고민의 길 위에 서있게 하는 질문이기에. 하지만 달라진 것은 세실리와 리디아의 태도이다. 리디아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지도를 만들어주면서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라고 응한다. 어쩌면 서로의 관성과 본능에 의해서 서로 다른 길 위에 서있지만, 세실리가 다시 돌아오는 날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리디아는 언제나 그 길 위에 있고, 세실리는 그 길을 반복해서 걸으니까. 이 작품의 감독은 서로 다른 두 여성의 캐릭터성을 통해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질문을 던진다. 서로 다른 이념, 체계가 공존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공존이라는 것은 각자의 삶을 융합시키려는 태도가 아닌 각자의 삶을 그대로 두는 것일지도 모른다. 서로를 바꾸려고 하는 시도는 결코 융합이 아닌 존중을 하지 못하는 것이니까. 어쩌면 가장 미시적인 시점에서 이 두 여성을 본다면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는 질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Director Christina SHAVER 

Cast Calli RYALS, Amber WASHINGTON 

 

■ 상영기록 

2021/08/28 11:35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1관 

2021/08/30 20:00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8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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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늘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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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9.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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