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가진 '여운'의 힘

Review|'김종욱 찾기'(Finding Mr.Destiny, 2010)

조은빈 | 기사승인 2021/09/06

끝이 가진 '여운'의 힘

Review|'김종욱 찾기'(Finding Mr.Destiny, 2010)

조은빈 | 입력 : 2021/09/06 [10:00]

[씨네리와인드|조은빈 리뷰어] ‘여운’. 아직 가시지 않고 남아 있는 운치, 떠난 사람이 남겨 놓은 좋은 영향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이 단어가 영화 김종욱 찾기를 함축적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는 대표적인 여운, 바로 '첫사랑'이라는 기억을 불러일으키며 말이다.

 

▲ 영화 '김종욱 찾기' 스틸컷.


김종욱 찾기는 첫사랑을 찾아주는 첫사랑 사무소를 운영하는 남주인공 '기준'이 아버지의 압박에 못 이겨 해당 사무소를 찾은 여주인공 '지우'의 첫사랑, 김종욱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인도를 가는 비행기에서 처음 만나는 지우와 김종욱. 이 둘의 만남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인도에서의 여행 플래시백은 아름다운 색감과 함께 영화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며 원조 첫사랑 영화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연출을 보여준다.

 

하나 남았구만.”

전 마지막 거는 안 먹어요.”

왜요?”

그래야 마음이 놓여요. 끝을 안내면 좋은 느낌 그대로 두고두고 남잖아요

 

모든 일이 흑과 백처럼 이분적으로 나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상황에 놓여있을 때 대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여운에 있어서도 두 주인공이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는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것은 영화의 명대사에서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지우는 마지막으로 남은 호두과자를 먹지 않아야 마음이 놓이고 책의 결말을 읽지 않으며 첫사랑과 재회가 가능한 날에도 일부러 가지 않곤 했다. 끝을 내면 자신이 가진 기억이 사실과는 다를 수 있음을 깨닫게 될까 봐, 불분명하게 남아 있는 추억의 아름다움이 가진 여운을 사랑하는 지우였다.

 

끝까지 가면 뭐가 있는데요?”

끝까지 가면 다시 시작할 수 있잖아요.”

 

기준은 그런 지우에게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불안감이 아닌 새롭게 펼쳐질 무궁무진한 시작점의 설렘이 될 수 있다고 '끝'의 정의를 이야기해준다. 기준의 이야기를 듣고 지우는 추억으로 남겨져 있던 첫사랑의 현실을 마주하러 달려가고 결과적으로는 기준의 말처럼 기준과의 또 다른 사랑의 시작을 하게 된다. 기준과 지우가 만들어가는 끝과 시작을 보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환승연애라는 프로그램의 한 X커플이 떠올랐다. 학생 때 1년 간 연애를 하고 11년 후 다시 재회한 이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간직하고 있던 서로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털어놓는 계기가 되었다. 이를 마음 한 켠에 남아있던 찜찜함이 비로소 해소되며 한 챕터의 마지막 페이지를 닫게 되고 서로의 새로운 시작을 진정으로 응원하는 관계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처럼 시작에 대한 중요성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시작이 중요하듯 김종욱 찾기에서 다루고 있는 연애를 포함한 모든 일에 있어서 좋은 엔딩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끝을 봐야지만 또 다른 시작에 있어서도 이전의 추억이 가진 여운을 느끼며 좋은 엔딩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감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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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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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9.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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