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맞닿은 영화가 주는 비통함

Review|'카트'(Cart, 2014)

이지혜 | 기사승인 2021/09/13

현실과 맞닿은 영화가 주는 비통함

Review|'카트'(Cart, 2014)

이지혜 | 입력 : 2021/09/13 [10:00]

[씨네리와인드|이지혜 리뷰어]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고객님.”

 

대한민국 대표 마트인 '더마트'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온갖 컴플레인과 잔소리에도 꿋꿋이 웃는 얼굴로 일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회사로부터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게 된다. 영화 「카트」는 정규직 전환을 앞둔 선희를 포함해 순례, 혜미, 옥순, 미진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되고, 노조의 '노'자도 모르고 살았던 그녀들이 서로 힘을 함쳐 부당함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한국 사회가 1960년대 이후 중공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변함에 따라 한국 경제 부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이들은 가정에 보탬이 되고자 공장이라는 노동 세계로 뛰어든 소녀들이었다. 그녀들은 국가 경제 기반을 마련하는데 공헌한 존재였음에도 불구하고 폄하되기 일쑤였다. 그 이후에도 한국의 여성 노동자들은 상당 기간 지속적으로 공식적인 기억에서 삭제되고 외면당해왔다. 

 

<카트>는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수많은 영화들 중에서 '여성 노동자'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간 무시되고 삭제되었던 노동의 역사 속의 여성과 그 안의 문제를 수면 위로 가져와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면서 여성이 더 나은 노동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하는 첫 걸음이 될 작품이라 할 수 있다.

 

▲ 영화 '카트' 스틸컷     © 리틀빅픽처스

 

영화 <카트>에서 마트 인력을 외주화하기로 결정하자마자 마트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해고 위기에 처하는 장면이 인상 깊다. 하나의 작은 사회인 '마트'라는 곳에서의 큰 틀의 변화로 인해 가장 밑에 위치한 사람이 고통 받는다. 이 장면은 지금 코로나 19 시대에 직장을 잃은 여성들의 비율이 높다는 최근 기사를 떠올리게도 한다.

 

사회의 변화 속에서 여성이 먼저 타격을 받는 이유는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노동자가 아니라 남성은 핵심 인력, 여성은 보조인력이라는 성차별화된 노동질서를 구축하고 여성은 서비스, 보조 업무에 할당하는 '여성 주변부화' 정책이 여성이 남성보다 사회 위기 속에 취약해지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영화 「카트」가 제작된지 7년이 지난 지금도 변화 속에서 가장 쉽게 흔들리는 것은 사회 취약계층이다. 문제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소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모든 상품들의 교환가치의 실재적 척도가 된 노동은 그 자체로 상품이다. 노동에 잠식된 삶과 사회가 아닌 삶의 주체로서의 자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 사회는 앞으로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새로운 노동 문제를 가져올 것이다. 발전에 치우친 시각으로 인해 인간보다 노동이 중시되는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의 힘을 통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문제를 영화에 반영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숨겨져 있거나 왜곡되었던 일들을 다시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통해 직, 간접적으로 문제를 고발하고 이를 대중들에게 노출시킴으로써 균정 잡힌 시각을 유지하고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리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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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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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9.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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