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이 원작보다 수작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Review|'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 1975)

오채림 | 기사승인 2021/09/13

이 작품이 원작보다 수작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Review|'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 1975)

오채림 | 입력 : 2021/09/13 [10:00]

▲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스틸컷. 

 

[씨네리와인드|오채림 리뷰어] 정신병원에 가둬진 사람들, 그런 정신 이상자들을 제어하는 간호사. 이들의 스토리로 흘러가는 영화 뻐꾸기 둥지 위를 날아가는 새는 사회에서 정해놓은 정상인(간호사)과 비정상(정신 이상자)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 범죄자를 그저 악인으로만 보게 하지 않고, 간호인을 그저 선인으로만 보게 하지 않는 캐릭터들 때문이다. 그러한 캐릭터와 스토리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연기한 배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캐릭터성, 그리고 그들의 앙상블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불리는 아카데미 5관왕의 명작이 될 수 있었을까.

 

▲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스틸컷. 

 

이 영화는 정신병원에 새로운 환자 맥 머피가 등장하며 시작한다. 어딘가 주의 산만해 보이는 그는 상습적인 폭력과 미성년자와의 부적절한 관계로 교도소에서 복역을 하고 있었고 편안한 생활을 하고 싶어 고의로 미친 척을 한 후 정신병원으로 옮겨지게 된다. 하지만 맥 머피는 그의 생각과 달리 편안한 생활이 가능한 정신병동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융통성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시간표 속에서 반복적으로 흘러가는 하루의 반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해진 일과표 이외의 모든 행동은 이 정신병동을 통제하는 수간호사를 중심으로 비정상적인 운영이 되고 수간호사를 비롯한 병원 의료진들은 이곳에 존재하는 환자들을 억압하고 통제하려 하지만, 맥 머피는 이러한 규칙들을 깨고 환자들과 함께 일탈을 행동으로 옮긴다. 다 같이 낚시를 가기도 하고, 병동 안에서 광란의 파티를 벌이기도 하는 등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맥 머피 행동의 여파로 인해 환자 빌리는 자살을 하게 되고, 맥 머피가 수간호사를 죽이려 하지만 끝내 죽이지 못하고 만다. 결국 수간호사에 의해 전두엽 절제술을 받게 된 맥 머피는 결국 비이상적인 송장이 되어버리고, 환자들 중 한 명이었던 추장이 그를 죽인 후 영혼과 함께 떠나며 이 영화는 끝을 맺는다.

 

▲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스틸컷. 

 

이 영화의 주인공인 맥 머피는 이 정신병동의 사람들 중, 규칙과 원칙에 물음을 제시하여 이 영화의 중심 사건을 일으키고 변화하게 만드는 환자이다. 모든 걸 듣고, 보면서도 수간호사의 명령에만 따라오던 환자들을 반응하게 하는 주동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 머피를 연기했던 배우 잭 니콜슨은 그의 특징인 쾌활함과 즉흥적인 성격을 표현하며, 원칙주의에 저항하고 행동하게 하는 인물을 연기해냈다한편 같은 병동 안 환자들인 추장, 빌리, 체스윅, 하딩, 마티니, 프레데릭슨 등은 주동적인 맥 머피와는 달리, 정신병동의 원칙에 따라오던 수동적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당시의 미국 원칙주의를 기계처럼 따라오던 시민들을 반영하듯, 모든 걸 듣고 보고도 저항 없이 따라오는 모습을 반영하고 이에 자신을 비정상적인 인간이라는 생각 속에 가둬놓는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오던 환자들은 맥 머피를 만난 후 그를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즉흥적이고 원칙에 저항하는 맥 머피에 의해 조금씩 의문을 갖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스틸컷.  

 

그리고 그런 그들을 가로막는 수간호사 렛체드가 있다. 렛체드 역의 루이즈 플렛쳐 배우는 원칙주의를 엄격하게 따르며, 그러한 원칙주의로 환자들을 억압하고 마음대로 휘두르려 하는 권위적 인물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언제나 무표정의 모습으로 기계와도 같은 원칙을 따르는 그녀는 원칙주의에 벗어나는 맥 머피를 반항하지 못하게끔 만들려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그녀는 그때 당시의 미국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원칙주의의 모습을 인간화라도 한 듯 그려졌으며, 잔혹한 현실이 담겨 있는 희대의 악인으로도 불린다.

 

▲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스틸컷. 

 

정신병동의 규칙에서 왜? 라는 의문을 제시하는 맥 머피와, 그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정신병동의 환자들, 그리고 이를 막아내는 원칙주의자 수간호사 렛체드까지 이러한 캐릭터를 연기해낸 배우들은 서로의 영향을 받으며 변화하고 대조하며 갈등하는 모습들을 그려냈다흡사 기계 같은 모습을 보이는 렛체드 때문인지, 초반부에서는 맥 머피와 렛체드의 갈등보다는 환자들의 변화하는 모습이 중점으로 진행이 된다. 권위적이고, 어찌 보면 시대의 통치자 같은 존재인 렛체드에게 저항할 생각조차 하지 않던 환자들이 맥 머피라는 캐릭터를 만나며 하나둘씩 변화하며 새로운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환자들이 다 같이 맥 머피의 일탈에 따라 낚시를 할 때, 마지막 광란의 파티를 할 때 그들의 변화하는 모습들이 잘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빌 리가 결국 자살을 하게 되고 맥 머피가 렛체드의 목을 조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표정 변화 하나 없던 기계 같으면서도 사악한 렛체드의 모습을 보며 소름이 돋아났던 기억이 난다. 이러한 캐릭터를 유난히 더 잘 돋보이게 했던 배우들 때문에 더 더욱이나 내용의 구조적 문제가 명확하게 드러났던 것으로 보였다.

 

▲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스틸컷.  

 

사실 원작이 있는 작품의 경우 원작의 느낌, 책을 스크린으로 담아냈을 때 수많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작품성이 덜하다는 평을 받고는 한다. 하지만 뻐꾸기 둥지 위를 날아가는 새는 원작보다 더 놀라운 수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원작을 뛰어넘을 수 있던 이유를 독자들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배우들의 앙상블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배우들의 앙상블이 돋보였던 작품, 명작 「뻐꾸기 둥지 위를 날아가는 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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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채림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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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9.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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