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 도시의 탄생과 죽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상영작]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

이하늘 | 기사승인 2021/09/16

DMZ |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 도시의 탄생과 죽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상영작]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

이하늘 | 입력 : 2021/09/16 [09:53]

[씨네리와인드|이하늘 리뷰어] ‘도시’는 오랜 세월을 축적하며, 그 도시에 살아왔고 살아갈 사람들의 흔적이 묻어 있는 곳이다. 특유의 분위기와 내음은 그 도시만의 아이덴티티다. 하지만 그 정체성은 무너져 내리고, 회색빛의 콘크리트에 파묻혀 지하도시로 깊숙이 들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 대한민국의 도시, 인천의 중구가 있다. 제 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상영작인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는 인천의 원도심인 중구를 다루며 개발과 재건축/재생의 두 개념이 대립하는 그 순간을 다룬다. 단순히 기록영화로서의 형태가 아닌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지금의 현 상황을 포착한다. 마치 전쟁 상황에서 종군기자와 같은 발 빠른 움직임이다. 결과를 도출하는 체계가 아닌 질문을 던진다. ‘우리의 도시는 어떤 형태를 가져야 할까요?’ 감독은 그 질문들을 뻗어나가는 가지를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을 통해 이뤄나간다. 

 

▲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스틸컷

 

개발을 원하는 정부는 오래된 도시의 재개발을 통해 새로운 도시를 탄생시키려는 시도를 지속한다. 하지만 그 도시를 살아온 이들은 말한다. ‘-’의 개념으로 없애는 것이 아닌 ‘+’로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을 더해야 한다고.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인천’의 역사 속으로 한 발자국 들어간다. 공간 속의 소시민들은 공간을 허물지 않고 무언가를 더한다. 차이나타운, 인천항은 인천의 중심지이자, 문화도시지만 이제 쇠퇴하며 잿빛으로 변해가고 있다. 하지만 그 중심의 그림자에는 또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건축가들이다. 단순히 건물을 설계하는 것을 넘어서, 기존의 공간을 확장하고 옛것과 새것의 공존을 고민한다. 이는 건물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어쩌면 기성세대와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양한 인터뷰이들이 나와 유지와 변화 사이에서 의견을 나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영화는 일본에 발을 내딛는다. 인천의 중구와 비슷하지만 다른 결과물을 도출해놓은 나라에.

 

일본에 도착한 제작진은 ‘쿠라시키’라는 400-500년의 역사를 가진 작은 도시로 진입한다. 이 도시 또한 폐허 직전의 상태였지만 1년에 한 채 정도의 방치된 민가들을 재생하기에 이르렀고, 그 변화는 엄청난 결과를 낳았다. 쿠라시키에서 태어난 건축가 ‘나가무라 토우루’를 중심으로 어두웠던 도시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공간으로 변모되었다. 30년가량 ‘낡은 민가를 모던 리빙으로’라는 일념으로 쿠라시키를 바꾼 이들로 하여금 도시에는 생기가 생기게 되었고,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단순히 집의 외관을 바꾸기보다는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재생을 위해서 음식점이나 상점 등 다양한 유대감을 쌓도록 하였다.

 

▲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스틸컷

 

매력적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옛것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적인 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 자신이 살던 동네의 모습은 점점 기억 속의 모습과 달라지고, 사라져간다. 공간은 스토리를 담고, 자신의 성장을 함께한 시간을 담고 있다. 때문에 앞서 일본의 ‘쿠라시키’에 재생 공방을 세운 ‘나가무라 토우루’도 자신이 태어났던 도시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으로 30년의 세월 동안 도시를 변화시킨 것이다. 결국 살고 싶은 도시란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우리가 세우는 아파트는 하늘 끝까지 도달할 듯 한 고층의 반짝이는 빛이다. 지상의 낮은 도시들은 어둠으로 가로등조차 켜지지 않은 채, 이제 점점 사라져 간다. 저 멀리 흐릿한 기억 속으로. 과연 진정한 미래도시란 무엇일까? SF영화 속에 나오는 고층 빌딩과 최첨단 시설이 모두 갖춰진 공간을 미래도시라고 불러야만 할까? 그렇다면 도시는 태어나고 죽는 과정을 반복해서 겪게 될지도 모른다. 도시의 기억, 기록이 사라지는 행위는 마치 인간의 삶의 기록에 밑줄을 그어버리는 것과 같지 않을까. 그것들은 지금까지 살아온 공간에 대한 기억들을 부정하는 작업일지도 모른다. 도시 재건축은 다시 새롭게 건축을 한다는 의미다. 즉 모든 것을 밀어버린다는 뜻이 아니다.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는 도시의 탄생과 죽음 속의 적절한 균형을 찾아 재탄생시키는 작업일지도 모른다. 

 

Director 조은성

Cast 나가무라 토우루 

 

■ 상영기록 

2021/09/11 16:00 메가박스 백석 컴포트 4관 

2021/09/14 19:30 메가박스 백석 2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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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늘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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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9.1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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