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란히 와닿아 간직하고픈 따뜻하고도 아름다운 위로

[프리뷰] '용과 주근깨 공주' / 9월 29일 개봉 예정

박지혜 | 기사승인 2021/09/23

고스란히 와닿아 간직하고픈 따뜻하고도 아름다운 위로

[프리뷰] '용과 주근깨 공주' / 9월 29일 개봉 예정

박지혜 | 입력 : 2021/09/23 [09:50]

▲ '용과 주근깨의 공주' 스틸컷.  © Studio Chizu


[씨네리와인드|박지혜 기자] 호소다 마모루의 '용과 주근깨 공주(영제 Belle)'가 일본에서 마모루 감독의 역대 흥행 기록을 넘어섰다. 코로나 상황에서 이뤄낸 기록이다. 제74회 칸영화제 ‘칸 프리미어’ 부문에 공식 초청되면서 첫 공개된 '용과 주근깨 공주'가 국내에서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이후 10대 소녀가 주인공으로 나선 작품으로, 감독 필모그래피 중 최초로 시네마스코프 제작 방식을 채택했으며, 캐릭터에 3D 애니메이션 CG를 도입하는 등 제작비 300억 원의 화려한 기술력이 투하됐다.

 

'용과 주근깨 공주'는 엄마의 죽음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노래할 수 없게 된 소녀 ‘스즈’가 50억 명이 모인 가상세계 U를 통해 화제의 가수 ‘벨’로 다시 태어나며 펼쳐지는 판타지 영화다. 메타버스는 웹상에서 아바타를 이용한 사회, 경제, 문화적 활동이 이뤄지며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이르는 말로, 메타버스 힐링 판타지 장르를 내세운다. 최근 작품의 배경과 소재로 종종 등장하기 시작한 메타버스는 미래에 새롭고도 자연스러운 제2의 세상을 구축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계속해서 발전해나가고 있다.

 

2009년작 '썸머 워즈'에서도 가상 세계라는 설정을 차용했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인터넷상의 가상세계 U를 배경으로 용기와 희망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누구나 휴대폰으로 쉽게 가입해 아바타로 존재하며 새로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가상세계 U는 50억의 인구가 사용하는, 그야말로 초대형의 제2세상이다. As라 불리는 ‘또 하나의 나’로 이뤄진 세상이다. 세상에서 내가 누구든, 무엇을 하든 가상세계 U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내비치지 않은 채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

 

▲ '용과 주근깨 공주' 스틸컷.  © Studio Chizu

 

주인공 '스즈'(나카무라 카호)의 엄마는 어린 시절 다른 아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했다. 엄마를 잃고 아빠와 서먹서먹한 관계로 지내게 된 '스즈'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지만, 엄마의 죽음 이후 노래를 부르지 못한다. 엄마와 함께 듣던 음악들은 소중했지만, 동시에 그걸 부른다는 것은 아픈 기억을 꺼내는 것이었기 때문에 일종의 트라우마처럼 존재하게 된 것이다.

 

남과 약간의 거리를 두며 자신감이 결여된 채 살아가는 스즈에게 친구 '시노부'(나리타 료)는 항상 무슨 일이 없냐고 물으면서 챙겨주려 하지만, 스즈는 그런 시노부의 배려가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그런 스즈는 어느 날 우연히 가상세계 U에 자신의 주근깨를 똑 닮은 캐릭터를 만들어 접속하고, '벨'이라는 두 번째의 자아를 통해 잃어버린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현실에서는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는 '스즈'지만, 가상세계에서는 자신의 모습과 재능을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벨'로서 존재한다.

 

단 한 번 노래를 불렀을 뿐인데도 한순간에 가상세계 U의 스타가 된 벨은 전혀 정체를 알 수 없지만 가상세계 U에서 배척당하는 '류'(사토 타케루)를 만난다. 강인하지만 흉측하고 볼품없는 가상세계 속 류의 모습에 다른 사람들은 손가락질하며 배척하지만, 벨은 류에게서 따뜻함을 느낌과 동시에 자신의 고독함을 발견하고 다가가려 한다. 여러모로 고전 명작 '미녀와 야수'를 연상케 하는 설정으로 인해 '호소다 마모루판 미녀와 야수'라는 타이틀도 붙일 수 있겠지만, '용과 주근깨 공주'는 분명 흥미로운 설정과 애니메이션에서는 신선한 '메타버스'라는 배경, 개성이 뚜렷한 작화, 웅장한 OST라는 수많은 장점을 앞세웠다.

 

▲ '용과 주근깨 공주' 스틸컷.  © Studio Chizu

 

전작 '늑대아이', '미래의 미라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 등을 통해 이미 작화로는 인정받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한 편의 뮤지컬 영화 같은 느낌을 위해 음악을 더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가상공간 U에서의 벨이 부르는 'A Million Miles Away'는 무려 8분에 가까운 분량이지만 순식간에 지나가는, 관객들의 가슴속에 웅장하게 남는 그 장면은 류를 향한 벨의 애절하고도 진심 어린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이미 인지도 있는 조연 배우들 사이에서 '스즈' 캐릭터로 첫 작품을 하게 된, 혜성처럼 등장한 인디 뮤지션 '나카무라 카호'의 노래만으로 반 이상의 성공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어느 정도의 설명과 개연성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분명히 단점을 거의 다 가릴 정도로 장점이 아름다운 작품임에는 틀림없지만, 다소 축약이 많이 되었다는 느낌, 그리고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이전작들에 비해 스토리가 부실하다고 할 수는 있겠다. 조력자가 크게 부각되지 않고 흘러가는 느낌이라는 점, 류를 통해 문제를 담으려 했던 것은 좋지만 류의 배경이 부족했던 점, 감독이 구축한 세계는 화려하지만 한정된 러닝 타임 안에서 설명하기는 부족했던 메타버스라는 공간, 성장의 모습으로 감동은 주지만 악역 캐릭터를 특정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점은 여러모로 아쉽다.

 

그럼에도 '용과 주근깨 공주'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 안에서 줄 수 있는 시각적, 청각적 즐거움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작품이다. 분명 신선하고 새로운 설정으로 작품을 구상하고 구현해냈다는 점에 의의가 있으며, 나카무라 카호라는 가수의 발견도 큰 수확으로 남는다. '스즈'와 '벨'의 모습이 교차되며 흘러나오는 'A Million Miles Away'라는 곡 하나만으로도 이미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전하려던 따뜻한 위로는 고스란히 느껴졌으니까. 종종 과정이 완벽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결과가 마음에 고스란히 와닿아 간직하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   

 

"난 여기 있어. 멀리 떨어져 있는 너. 눈을 감았을 때만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지는 않아. 만나고 싶어. 너에게 닿기를"  

 

▲ '용과 주근깨 공주' 포스터.  © 얼리버드픽쳐스

 

한줄평 : 고스란히 와닿아 간직하고픈 따뜻하고도 아름다운 위로

평점 ★★★★ (8/10)

 

 

박지혜 기자| myplanet70@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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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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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9.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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