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박해일이 그리는 '가족'

「고령화 가족」과 「괴물」로 되짚어보는 가족이란 이름의 끈

고부경 | 기사승인 2021/09/23

영화 속 박해일이 그리는 '가족'

「고령화 가족」과 「괴물」로 되짚어보는 가족이란 이름의 끈

고부경 | 입력 : 2021/09/23 [10:03]

[씨네리와인드|고부경 리뷰어] 박해일 필모그래피 ‘도장 깨기’라도 하듯 박해일이 출연한 영화를 줄줄이 이어 본 적이 있다. <은교>, <연애의 목적>, <괴물>, <살인의 추억> ,<질투는 나의 힘>, <고령과 가족>, <경주> 를 연달아보며 영화 속 박해일 배우의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그 모습이 크게 다가왔다. 특히 이번 기사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두 작품은 <고령화 가족>과 <괴물>이다. 두 작품은 장르부터가 확연히 다르지만 이 기사에서 함께 소개하고 싶은 이유가 한 가지 있다. 바로 박해일 배우가 보여 준 '가족'의 따뜻함과 정이다. 

 

▲ 영화 <고령화 가족> 스틸컷  © CJ ENM

 

‘와…뭔 이런 콩가루 같은 집안이 다 있어?’ 하는 생각으로 영화를 감상했는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쯤엔 무슨 생각이었는지 웃음이 나왔다. 영화는 말 그대로 ‘골 때리는’ 집안의 이야기다. 미래도, 희망도 없는 백수 장남 한모(윤제문), 영화와 함께 인생까지 실패한 듯한 영화감독 인모(박해일), 이혼 두 번에 비구니로 살겠다는 선언을 한 막내 여동생 미연(공효진)까지 모두 엄마(윤여정)의 집에 모여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따로 살던 가족이 한 데로 모이며 벌어지는 일은 티격태격 그 이상이다. 치사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한 웃픈 그들의 동거를 지켜보며 대체 무슨 이런 막장 가족이 있지? 하는 생각 모두가 했을 것이다. 심지어 세 남매는 모두 친남매도 아니라는 사실까지 드러나며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나 싶은 순간도 온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가족에 대한 애착과 사랑은 은연 중에 항상 보인다. 여동생을 구하려는 행동, 조카를 찾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 서로 욕을 퍼부으며 싸우던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이 시비를 걸어오자 바로 여동생 편을 들며 싸움하는 장면, 한모를 위해 목숨까지 아끼지 않으려는 상황 등에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고 인모가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가족에 대한 사랑의 방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도 한다. 엄마가 사오는 삼겹살을 한 상에 둘러앉아 저녁으로 먹는 장면의 반복으로 영화는 그들이 어쩌면 평범한 ‘가족’임을 보여준다. 꼭 혈연관계여야만 가족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모 그리고 영화의 다른 인물들이 보여주는 가족이라는 정에서 우러나오는 모든 것들이 가족이란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씨앗 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 영화 <괴물> 스틸컷  © (주)쇼박스

 

공교롭게도 인모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처지에 놓인 영화 <괴물> 속 남일(박해일)은 과거 데모 이력으로 인해 취업이 어려운 백수다. 한강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아버지 희봉(변희봉)을 돕는 강두(송강호)의 딸인 현서(고아성)이 괴물에게 잡혀가면서 강두의 가족들은 병원에서 탈출해 현서를 구하러 간다. 이 작품을 여러 번 감상하면서 더욱 짙게 드러나는 것은 강두네 가족의 끈끈함이었다. 괴물로 희생된 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에 모인 가족은 모두 현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슬퍼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현서를 구하기 위해, 그리고 괴물을 퇴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한 사람 한 사람으로는 큰 영향력을 만들 수 없었던 인물들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뭉쳤을 때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백수였을 때 불량하고 삐딱한 태도를 보였던 남일도 조카를 구하기 위해 엄청난 행동력을 보여준다. 목숨이 걸린 일이지만 누구 하나 포기하지 않고 가족을 위해 한 마음이 되어 괴물에 대한 저항을 이어나간다. 이러한 남일과 가족들의 모습은 단순히 괴물 그 자체가 아닌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에 저항하는 큰 움직임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모든 영화의 과정에서 각자의 개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며 최선을 다한 가족들은 그들 자체로 최고의 앙상블을 만들어내며 관객들에게 가족의 정서에 대한 울림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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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경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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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9.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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