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onju IFF|김진혁 감독이 기록한 '반민특위' 후손들의 생생한 삶

[전주국제영화제 현장] '여파' 김진혁 감독 GV

한별 | 기사승인 2021/05/01

Jeonju IFF|김진혁 감독이 기록한 '반민특위' 후손들의 생생한 삶

[전주국제영화제 현장] '여파' 김진혁 감독 GV

한별 | 입력 : 2021/05/01 [16:35]

 

▲ '여파' 김진혁 감독.  © 전주국제영화제

 

[씨네리와인드|한별 저널리스트]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 김진혁 감독의 '여파'가 상영됐다. 다큐멘터리 '여파'는 김진혁 감독이 EBS 재직 당시 다뤘던 '반민특위'라는 소재를 가져와 구상한 작품이다. 친일 반민족 행위자를 처벌하기 위해 만들었던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는 이승만 정부의 지속적인 방해로 인해 활동에 어려움을 겪던 중, 1949년 6월 6일 친일 경찰들의 반민특위 청사 습격으로 사실상 와해되고 만다. 이후 반민특위는 역사에서 배제되고 그 후손들은 가난과 이념의 굴레 속에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다큐멘터리 '여파'를 연출한 김진혁 감독이 30일,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이 끝나고 관객들과 함께 마주했다.  

 

▲ '여파' 스틸컷.  © 전주국제영화제

 

이날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한 김진혁 감독은 "영화가 참 길긴 길다"며 미소를 지으며 말문을 열었다. 어떻게든 좀 짧게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다는 김진혁 감독은 "실제로 그렇게 만든 버전도 있는데. 그냥 모든 걸 충분히 보여주는 방법을 택했고,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BS 재직 당시 만들려 했던 반민특위 구성과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달라졌다"면서 "후손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있지 않았다. 반민특위 내용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재연하는 방식이었는데, 사실상 후손 분들의 인터뷰는 참고 내용으로 다루거나 인트로나 아웃 정도로 생각했다면 이번 작품은 반민특위 자체에 대한 내용보다는 후손 분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걸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퇴사 직후 작은 캠코더를 사서 뭐든 해보겠다고 마음 먹었던 김진혁 감독은 "이렇게 촬영해서는 어렵겠다. 지원을 받아서 뭔가 해야지, 인터뷰만으로 진행하는 건 힘들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작품을 다시 만들 수 있을까'가 아닌 일단 들고 찍어보자"고 생각한 김진혁 pd는 "뭐라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그때부터 뭔가를 찍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속 다양한 인터뷰이에 대해서는 "모든 분들이 다 key(핵심)다. 다루는 사건이 자극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요즘 벌어지는 여러 일이나 역사적 사건들 중에서 이 내용이 자극적인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묘하지만 복잡하게 얽히는 지점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진혁 감독은 왜 여파라고 제목을 붙였을까. 가제들이 몇 개 있었다고 말한 김진혁 감독은 "초반에만 해도 내 이야기를 최대한 안 넣으려고 했다. 1인칭으로 표현하는 걸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뭔가 설명이 안 되더라. 내가 나레이터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방법이 없어서 이렇게 하게 됐는데, 여파라는 제목이 되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제목에 얽힌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70년 간의 긴 일이고, 그 여파가 계속되니까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제인 'AFTERMATH'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되게 재미있다면서 '계산 후?' 라는 뜻인가 하고 웃으면서 중의적이면서 비열하고도 동시에 고상한 것 같은 느낌의 단어라고 표현했다. 

 

EBS에서 PD로 재직했던 당시와 지금의 독립다큐멘터리의 차이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진혁 감독은  "먼저 제작비가 가장 다르고, 어떤 것을 지향하느냐의 문제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EBS가 시청률을 덜 따지는 편이지만, 이 작품을 어떻게 다수의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느냐가 가장 큰 지점이라면, 독립 다큐멘터리는 그런 부분을 희생하고서라도 아이템이 가지고 있는 본질에 무게중심을 놓고 만드는 것 같다"면서 "이렇게 말을 해도 괜찮을까 싶다가도 필요한 말은 다 넣어서 만들어보자 생각했다"고 말했다.

 

극 중에는 글로 설명되는 내용이 있고, 나레이션으로 설명되는 내용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글로 들어간 내용은 2012년 즈음 EBS 재직 당시 인터뷰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서는 인터뷰이인 김용민 선생님을 언급하며 "결과만 보면 되게 행복해 보이시지만, 2년 동안 계절 바뀔 때마다 인터뷰 요청을 드린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해 주셨는데, 인터뷰 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부와 영예, 두 가지 모두 의미없다고 한 대사는 어떤 의미였을까. 김진혁 감독은 "일제시대를 포함해 주류 엘리트들이 추진한 게 반민특위였다고 설명하면서 당시를 친일 세력과 보수 세력의 싸움이었다고 표현했다. 국회 주도로 진행했던 반민특위가 행정부와 국회와의 싸움에서 국회가 지게 되었고, 행정부가 모든 권력을 휘두르게 되면서 독재가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닝타임을 주구장창 늘릴 순 없기 때문에 후손분들 이야기를 중점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역사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김 감독은 일침도 가했다. "프레임만 돌아다니고 맥락들이 빠져있는 경우가 많은데, 맥락을 가지고 좀 더 이야기해보면 좋겠다. 그럼 대화가 가능해질 것"이라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이 대중에게 좀 더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가에 대한 질문을 계속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아준 관객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김진혁 감독은 "긴 러닝타임이고 굉장히 정보 집중도가 높은 스토리 라인임에도 꿋꿋히 봐 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보고 나서 시간이 흐르고 좀 더 잔향이 많이 남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 분들을 떠올리거나 반민특위를 떠올릴 수 있다면 진심으로 감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별 저널리스트| hystar@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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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5.0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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