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좀 하소' 심영화 감독 - 이제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할 때

INTERVIEWㅣ'그만 좀 하소' 감독 심영화

유수미 | 기사승인 2021/09/17

'그만 좀 하소' 심영화 감독 - 이제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할 때

INTERVIEWㅣ'그만 좀 하소' 감독 심영화

유수미 | 입력 : 2021/09/17 [11:00]

 

▲ 심영화 감독  © 심영화 

 

[씨네리와인드|유수미 객원기자] 영화 그만 좀 하소는 소싸움대회를 군중의 입장이 아닌 소의 입장으로 바라보며 새로운 대안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경기장 뒤편우리가 몰랐던 소의 모습을 한데 담아내어 그 실상을 드러내면서 이에 따라 동물보호법이 다시금 제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다심영화 감독은 영화 '그만 좀 하소'를 통해 더 이상의 피해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 경기의 전통을 끊어야 할 필요가 있지 않냐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던진다

 

심영화 감독은 소싸움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기 위해선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언제까지 소싸움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기에 누군가는 이 악순환을 끊어야 하는데, 자신이 직접 목소리를 내게 되었음을 이야기했다심 감독은 앞으로도 미디어를 통해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으며, 사회적 약자들이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고 발언했다.

 

▲ '그만 좀 하소' 스틸컷  © 심영화

 

Q.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는.

 

우연히 청도에서 소싸움을 봤다처음에는 우리 민속의 전통문화로 대수롭지 않게 보았다그런데 경기가 끝나고 이마에서 피가 쏟아지는 소와 눈이 마주쳤다소의 검은 눈망울에 눈물이 맺혀 있었는데그 눈이 볼록렌즈처럼 사람들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제 모습 또한 소의 눈에 비친 사람들의 모습과 비슷할 것 같았다그로 인해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그 후로 '소의 눈으로 본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소싸움대회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Q.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소싸움이 전통임은 인정하나 이제는 놓아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는 입장이다동물보호단체와 소싸움 관계자분들이 언쟁을 벌일 때소싸움이 전통이 맞는지아닌지의 문제로 논쟁을 벌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전통이란, '집단에서 내려오는 사상관습행동'인데전통이 항상 현시대에서 유지되느냐고 물었을 때 아니다.”라고 답하고 싶다코로나19로 회식문화한 냄비로 함께 떠먹는 식문화 등이 사라지고 있고, 이 외에 남아선호 사상여성 혐오 같은 문제들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시대가 변하면서 전통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예전부터 조상분들이 해오셨던 것이 맞기에 소싸움은 전통이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이제 시대가 변했고변한 시대에 맞춰 유지해야 할 전통과 그렇지 않아야 할 전통을 구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로 인해 시대가 변한 만큼 소싸움도 이제 놓아주어야 하지 않을까법적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 '그만 좀 하소' 스틸컷  © 심영화

 

Q. ‘그만 좀 하소’라는 제목을 떠올리게 된 일화가 있다면.

 

성공한 영화 제목의 특징이 홀수라는 속설을 어디서 듣기도 했고, ‘라는 단어도 들어가서 겸사겸사 그만 좀 하소로 짓게 되었다사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제목일 것 같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제목만 봤을 때, ‘소싸움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영화가 개봉했구나라는 생각을 바로 하실 수 있게끔 하고 싶었다그래서 어렵게 짓고 싶지 않았고 솔직하고 담백하게 짓게 됐다.

 

Q. 프로덕션 시기에 힘든 점은 없었는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운전이었고 금전적으로 어렵기도 했다첫 촬영을 시작했던 나이가 만 21세였는데군대를 전역한 직후라 모아둔 돈이 없었다당시 군인 월급이 18만 원 정도였는데 차곡차곡 모아서 오래된 중고 경차를 사서 전국을 돌아다녔다숙소를 구할 돈이 없어서 차에서 자고 근처 공원 화장실에 들어가서 머리를 감는 생활을 제법 오래 이어나갔다. 군대를 다녀온 직후라서 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었으나, 그런 불편함보다는 카메라맨이 있었으면 더 좋은 컷을 건질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아쉬운 적이 많았다.

 

지금도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당시는 어린 나이었기 때문에 운전 경력이 길지 않았다그런데 소싸움대회는 대개 시골에서 개최되고한번 열리면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기 때문에 하루 동안 운전해야 하는 거리가 꽤 멀었다새벽에 서울에서 출발해서 대구청도진주정읍을 거쳐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일정을 소화해야 했고약 1000km 정도를 운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치열하게 촬영도 하고데이터 백업도 하다 보니 운전할 때 졸음이 쏟아졌는데, 졸음을 참으며 운전하는 것이 특히나 힘들었다.

 

 ▲ '그만 좀 하소' 스틸컷  © 심영화

 

Q. 소에 관련된 동물보호법을 다시금 제정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관심을 가지고 법으로 제정될 수 있도록 여론을 만들어야 한다대한민국에서 소싸움이 가능한 이유가 소싸움이 동물 학대가 아님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강아지닭, 말 등의 싸움은 모두 동물 학대로 인정하고 있는데 유독 소싸움만 합법이다. 그것도 동물보호법에 의해서국회의원분 중 동물보호법을 개정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신 분이 한 분이라도 있다면 법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의원이 없는 이유는 여론이 형성되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한다국회의원분들의 입장에선 계산하기가 어려운 문제일 수도 있다소싸움을 반대시켜야 한다는 사람이 다수일지소싸움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람이 다수일지 등의 현실적인 지지율도 파악해야 하고소싸움을 금지해버리면 현재 만들어져있는 경기장도 폐쇄해야 해서 생각해야 할 거리가 많아진다고 할 수 있겠다그래서 소싸움을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봤을 때, 언제까지 소들을 싸움시킬 것인가 물음이 들고누군가는 이 악순환을 끊어야 하지 않나 싶다.

 

Q. 주민분들 캐스팅 섭외 경로가 궁금하다. 더불어 주민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최은희님을 비롯한 정읍 시민분들은 다큐멘터리를 기획하던 중 알게 되었다소싸움에 대해서 자료조사를 하던 중정읍에서 소싸움대회에 대해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는 자료를 접했다그 말씀을 듣고 최은희 여사님을 무작정 찾아갔는데다행히도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제 계획을 듣고는 흔쾌히 도움을 주시겠다고 하셨다그렇게 인터뷰도 하게 되고 함께 목소리를 내게 되었다

 

정읍시민분들께는 죄송한 마음이 큰데영화 제작이 길어져서 연락을 자주 못 드렸다몇 개월간 제가 따라다니고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막상 영화가 나오질 못하니까 죄송했다그런데 이제 영화가 세상 밖으로 나와서 연락을 드릴 수 있게 되었다제 영화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 주신 정읍시민분들께, 그리고 다시 연락할 수 있게 만들어주신 인디포럼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릴 따름이다.

 

 ▲ '그만 좀 하소' 스틸컷  © 심영화

 

Q. 스토리텔러로서 최근 어떤 것들에 관심을 두고 있나.

 

요즘 휴대폰의 디스플레이가 세로로 긴 형태이지 않나스마트워치의 경우는 디스플레이가 동그라미다현재 그러한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가로로 만든 영상을 크롭 하는 것에 불과한데, 분명 그런 디스플레이에 맞는 영상 문법이 있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곤 한다또 다르게한강에 거대한 분수를 만들어서 그 위에 메시지를 프로젝터로 쏘면 분수 자체가 거대한 스크린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누구나 볼 수 있는 대형 전광판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빠르게 급변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나의 메시지를 사회에 던질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고여건이 된다면 실천해보고 싶은 방안들이다.

 

스토리텔러의 입장으로서는 최대한 다양하고 새로운 표현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빠르게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서 어떻게 하면 대중의 눈을 내게로 이끌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하고 있다. 16:9라는 네모난 화면 안에 갇혀있지 않으려고 노력 중인데예술과 기술을 접목한 스토리텔러가 되기위해 노력 중이라고 봐주시면 감사드릴 것 같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묻고 싶다.

 

약자들이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그들이 말하는 의제가 공론화되어 더 나은더 성숙한 사회가 형성되는 것을 원한다그로 인해 영상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을 할 것이다미디어아트그리고 사진으로.

 

INTERVIEW 유수미

PHOTOGRAPH 인디포럼

 

 

유수미 객원기자sumisumisumi123@cinerewind.com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유수미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객원취재팀
sumisumisumi123@cinerewind.com

Read More

  • Posted 2021.09.17 [11:00]
  • 도배방지 이미지

그만좀하소 관련기사목록